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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디카

[BP/IT] 소니의 마니아적인 상상력....디지털 쌍안경 DEV

by bruprin 2011. 8. 19.

BP's : ★★☆☆☆ (그래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소니의 최근 행보를 보면 휴식이 필요한 메이저리그 선수같다. 이름에 걸맞는 제대로된 제품을 내놓은지 꽤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제품이 나올 때마다 그 것이 이슈가 됐고 항상 IT업계 이야기의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애플이나 다른 제품들에 밀려 관심도가 줄어들었다. 
 사실 소니는 현재 IT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전자책 같은 것의 초기 모델을 수년전에 먼저 내놨다. 그리고 그 기술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시장을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법에서 제대로 맥을 짚지 못하는 느낌이다. 

 나는 이것이 일본의 공학 중심 그리고 마니아적인 문화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공학도들의 자존심은 굉장히 세기 때문에 우리나라 IT업체와 달리 엔지니어들이 제품 개발에 깊숙히 참여한다. 뿌리깊은 정년제 때문에(현재는 많이 달라졌지만) 엔지니어들의 연차가 높아질 수록 제품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일본 내에서 각 부문의 마니아들의 영향력도 높아서, 제품을 출시할 때 이런 상황도 반영된다. (소니의 마니아 적인 상상력의 끝은 퀄리아였다고 생각한다. 퀄리아 구경한다고 일본 갔을 때가 엊그제였는데, 퀄리아 소개하던 사람중에 현재 소니에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소니나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품 기획과 판매는 일본내 시장의 큰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전체 판매 비중에서 일부분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외국계 자본 비중이 높다고 해서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 기업들은 태생적으로 현지 영향력을 벗어나기 어렵다.

 소니가 이번에 발표한 DEV3는 뭐라고 해야할지 좀 복잡한 제품이다. 생긴 것은 쌍안경인데, 3D 동영상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HDMI 출력단자를 탑재해 TV와 연결해서 촬영한 동영상도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날아가는 새를 찍거나, 운동경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보면서 촬영하고, 또 라이브 공연 등에서 C석을 구입했어도 A석 위치만큼 보게 해주는 제품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본다면 TV와 다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 제품은 현재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시장을 대체하기 보다는 특정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볼 수 있다. 3D 1080p 동영상과 710만화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10배 광학줌 탑재한 DEV- 3 가격은 1399달러, GPS와 10배 디지털줌이 추가된 고급형 DEV-5 모델은 1999달러다. 

 요즘 스마트폰에 GPS 기능이 달려 있으니 1399달러 제품을 사면 될 것이다. 하지만 팔리는 것은 1999달러 DEV-5쪽이 많을 수도 있다. 어차피 마니아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니. 

 미국에서도 판매되겠지만, DEV는 일본 마니아 성향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보인다. 선글래스를 쓴 백발노인과 커다란 색을 뒤에 메고 닥터드레 헤드폰을 끼고 있는 마니아들의 목에 DEV-5가 걸려 있는 모습이 벌써 연상된다. 
 
최근 소니를 바라보는 내 심정은
마치 슬럼프에 빠진 메이저리거가 중요할 때 홈런 한방 때려주길 바라는 심정이다. 
소니! 정말 깜짝 놀랄만한 것을 만들어 주길...

소니 보도자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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