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서랍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2세대 아이팟 나노. 처음에 나노가 너무 충격적이었던 때가 생각난다. 10년도 안됐는데.
당시 국내 MP3업체들은 열심히 메가에서 기가급 MP3플레이어를 개발하다가 아이팟 나노가 나오면서 크게 타격을 입었다.
마치 잉카문명을 공격하는 말을 탄 스페인 병사들처럼..
지금도 돌려보니 잘 움직이고. 배터리 상태도 괜찮다. 이전 모델에 게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 여기에 게임이 있었지' 라는 생각으로 열었다가 벽돌깨기와 낙하산 게임을 꽤 오래 만지작 거렸다.
터치휠은 아직도 꽤 쓸만하다. 당시 같이 나왔던 버튼식 MP3플레이어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데, 아이팟은 지금 들고 다녀도 될 정도로 될만큼 잘 만든 것 같다.
생각해보면 워크맨과 휴대용 CDP 이후 나의 음악생활을 가장 채워줬던 제품은 코원 CW200과 D2, 그리고 아이팟 클래식이었던 것 같다.
원조가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서 이름을 물려주는 것처럼, 아이팟은 HDD를 탑재한 원조는 클래식이 되고, 다른 제품들은 다 작은 것으로 바뀌었다.
클래식은 용량이 커서 비디오 팟캐스트도 많이 담아서 매일 듣고, 음악도 CD를 모두 변화해서 넣어서 들어서 편했는데...
지금은 선별된 몇 곡만 넣어야 하니..꼭 듣고 싶은 음악은 전송을 안하는 일이 빈번하다. 유튜브나 바로 내려받을 수 있는 아이튠스가 있기는 하지만.
원래 들어 있던 것과 새로 내려받아야 하는 것은 나처럼 게으른 사람에게는 귀찮은 일이다.
예전에 CD를 사기 위해서 많은 돈을 들였을 때를 생각하면 아이튠스의 음원 구입 비용은 매우 저렴하다. 정말 좋아하는 음악들을 골라서 한 100불 정도 구입하면 자신만의 클라우드 음악 저장소가 만들어진다.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면 음원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앨범 표지도 나오고 제목 정리도 쉬우니...그 정도는 투자할만하다.
아이폰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아이폰이 일반화되니 확실히 아이팟의 입지는 줄어든다. 다음 세대 나노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들고 다니기보다는 오디오독에 물려서 음악을 듣는 용도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렇게 놔두고 보니. 각 제품마다 개성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지난 구형모델이나 얼마 안된 나노 모두...나름대로 색이 있어서 지금봐도 나름 매력이 있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음악세계의 감성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지목 받았던 아이팟이 이제는 추억의 제품으로 보이니 참...이 것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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