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uto/Event

[BP/CAR/인터뷰] 닛산의 전기차 기술. 그리고 아이폰...

by bruprin 2010. 1. 13.

닛산 기술마케팅총괄책임자 '가즈히로 도히'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형적인 엔지니어 스타일, 업종에 상관없이 일본 엔지니어들과 만나보면 참 비슷한 스타일이 많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기술 부문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 임원을 하는 것도..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임원급이 되면 기술에서 손을 떼고 관리직으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인터뷰는 전기차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BP : 전기차 리프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린다. 

- 리프는 올해 일본과 미국, 유럽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2012년에는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닛산이 전기차에 중점을 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이산화탄소문제, 그리고 전기라는 에너지의 높은 효율성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낮춰야 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가면 2050년에 출시되는 차량은 현재의 10% 미만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한다. 이 때문에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자동차 등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닛산은 전기자동차 외에도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기술도 갖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에 주력을 하는 이유는 전기차가 궁극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모든 기술을 동원 해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무공해 친환경차량은 자동차 업체들이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또 연료효율 부문에서도 전기차가 가솔린차에 비해 월등하다. 가솔린은 석유에서 추출해야하지만 전기는 수력, 화력, 풍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 에너지 본질의 측면에서 바라봐도 전기차가 갖는 장점은 훌륭하다.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중국과 인도와 같은 경우는 석유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자동차는 석유에서 탈 석유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아야 하고, 그 것이 전기라고 생각한다. 
 또 가솔린은 동력부문으로 가면서 손실이 많은 에너지다.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80% 가량은 열에너지로 날아가버리고 20%만이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 하지만 전기차는 90%를 운동에너지로 쓸 수 있다. 

BP : 전기차 부문에서 닛산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자동차의 엔진과 같아서 연료 뿐 아니라 동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들면서 배터리는 전문업체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달린다는 특색이 있기 때문에 독자 개발하는 배터리가 좋다. 
 닛산은 배터리만 18년가량 연구해왔다. 배터리 뿐만 아니라 주행관련 다양한 기술력을 준비해왔고 이번 시점에서 양산화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줬다는 판단아래 리프를 내놓게 된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골프카트와 같은 이미지가 강한다. 소비자들은 일반 승용차와 비슷하거나 더 우월한 수준의 전기차를 원한다. 이동수단 뿐 아니라 운전하는 즐거움도 제공해야 한다. 전기차는 가속속도가 빠르고 소음도 없다. 전기차가 새로운 자동차의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무리 말해도 타보지 않으면 좋은차인지 알 수 없다. 일본에 방문하면 리프를 직접 타면서 전기차의 매력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



BP :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 두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가정내 충전과 가정외 충전이다. 리프는 한번 충전으로 16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차량에 비하면 짧은거리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은 하루에 한번 충전하면 될 것이다. 직장에 있는 충전시설도 활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이 편하게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생각중이다. 
 충전은 8시간정도 소요된다. 일반 200볼트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생각할 때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중이다. 

BP : 르노같은 경우에는 급속충전방식 외에 주유소처럼 배터리를 통째로 바꾸는 배터리 교환소를 생각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는가? 
- 아직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BP : 르노닛산얼라이언스에서 닛산의 역할은 무엇인가? 
- 르노와 닛산은 전기차 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 아니 르노닛산 공동개발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전기차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닛산은 주요 부품인 모터와 인터터, 배터리 관련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르노와 협력하고 있다. 최종 생산품은 주요 부품은 공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르노와 닛산이 각각 개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닛산은 르노 외에도 NEC 등과도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 

BP :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닛산이 경쟁업체보다 앞선 부분은?
- 앞서 말했지만 닛산은 18년전부터 배터리 개발에 착수를 했다. 당시 많은 엔지니어들이 니켈수소 배터리를 대체할만한 전지는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개발은 거듭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배터리와 관련한 기술력 외에 그동안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쌓아온 제어기술이 있다. 전기자동차는 모터, 인버터 제어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가 기술력의 차이다. 닛산은 연료자동차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부문에서도 제어기술관련 수준이 경쟁사에 비해 앞서 있다.
 전기자동차는 그저 달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생산할 수 없는 제품이다. 한국이나 일본 소비자들처럼 자동차에 대해 민감한 소비자들은 전기차가 기존 휘발류차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면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에너지원을 전기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전기자동차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전기차에서 중요한 것이 IT다. 전기차는 많은 전자부품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IT 부문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또 충전할 곳을 알려주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통신기능도 중요할 것이다. 일본에서는 카윙스라는 이름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진행중인데 전기차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BP :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 충전인프라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가격이 높지만 이런 문제는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분명히 전기차는 자동차 부문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BP : 닛산은 다른 일본 브랜드에 비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낯설다. 닛산의 장점은 무엇인가? 
- 회사내에서는 '기술의 닛산'이라고 말하고 있다.  닛산은 인피니티라는 럭셔리 브랜드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차종을 구비하고 있다. 닛산에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이 부문에 있어서는 동급 차량중에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카인 GT-R, SUV 무라노 등은 각 컨셉에 맞춰 잘 개발한 차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현대기아차가 80%에 달하는 독특한 시장이기 때문에, 평범한 차보다는 닛산이 기술력을 퍼부은 주력차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일본 사람들조차 닛산차를 타보고 나서야 좋은 것을 깨닫는다. 디자인 부문이야 사람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앞서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안전성과 승차감 등은 자신이 있다. 한국 소비자들도 닛산 차를 타보면 왜 닛산차가 좋은지 알게 될 것이다.  




인터뷰를 나누면서 눈에 띈 것은 책상위에 있는 그의 아이폰이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아이폰에 대한 느낌을 물어봤다. 

그랬더니 전기차를 말할 때보다 편하게..."정말 편리한 휴대폰입니다. 여러가지 기능도 있고, 한국에도 아이폰이 나왔다고 하는데 인기가 있습니까? " 라고 도리어 물어봤다. 

"예 인기 있습니다"라고 답해줬다. 


100년전 태어난 전기차가 이제서야 부각이 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와 정유업체들의 이기심 때문에 100년 자동차 산업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휘발유, 디젤차로 지배당하고 있다.

왜 자동차는 기름을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도 진지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처럼. 

나는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에서 바뀐 것처럼, 

자동차도 화석연료차에서 전기차로 바뀔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그렇게 됐으면 한다.

어떻게 보면 전기차 관련해서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정유사일지도 모른다.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은 배터리 가격, 주행거리 등을  문제로 삼고 있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주유소보다는 전기충전소가 훨씬 환경에도 좋고 설치비도 저렴하다. 

기술적인 부문에서도 디지털이 적용되면 무어의 법칙 수준은 아니더라도 현재 물리적인 자동차산업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빌게이츠가 컴퓨터의 메모리는 2MB면 충분하다는 착각처럼...

전기차에 대한 문제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본다. 

닛산 리프(Leaf)....지구를 구해다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