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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joy/Book

[BP/일독] 전환시대의 논리. 리영희

by bruprin 2011. 6. 13.





Bp's : 어려운 책이었다. 잘 읽히지도 않고. 첫 장을 넘긴지는 꽤 오래됐는데, 이제서야 겨우 다 읽었다. 아직 제대로 평가 받지 않는 현대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중국의 공산화, 베트남 전쟁의 배경 등. 생각해보면 한번쯤 궁금증을 가져볼만한 일인데 왜 그렇게 됐는지...힘을 가진 강대국들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입장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오랜시간동안 기자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뒷부분에 있는 언론에 대한 생각, TV에 대한 생각들은 지금 읽어도 좋은 내용이었다. 또 다른 책인 '대화'로 바로 넘어갈 수 있게 해주었음.

관련정보 :  http://www.yes24.com/24/goods/67766?scode=032&OzSra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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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갖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국가권력이 광기를 띄게 되는 경위가 중요하다. 남은 하나도 속지 않았는데 거꾸로 자기 스스로를 기만하는 권력이라는 최면술이 자기 사회와 남의 민족까지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고가는 메커니즘을 이 비밀문서는 소름끼칠 만큼 감춤이 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국가권력이 이성을 상실해가는 이 긴 과정을 뉘른베르크의 전범재판 기록 이상으로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서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20 두 가지 언론형 
우리 언론의 두가지 유형을 연상시킨다. 하나는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유형이고, 또 하나는 이제는 비밀을 말할 수 있다는 유형이다. 
 전자는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도 발표도 하지 못한 언론이나 지식인이 문제를 자유롭게 논할 수 있는 객관적 상황의 변동이 생기자 말하지 않은 비굴은 제쳐놓고 알고 있었다는 것을 내세우는 유형이다. 지식인과 언론의 소임에 이처럼 모독적인 유형은 없다. 최근 미국 대통령 닉슨의 북경 방문 결정이 발표되자 우리의 인쇄 및 전파 미디어와 언론은 한달을 두고 제각기 긴장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교수, 기자들의 발언으로 정신을 못 차릴 형편이다. 그러나 바로 두달 전 선거에서 극동과 한반도의 긴장완화 문제가 중대한 이슈로 등장했을 때 그 필요성을 이론적으로 밝혀준 학자나 기자가 몇명이나 있었는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2 언론과 지식인이 알고 있는 지식과 갖고 있는 사상을 발표 할 때는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다. 내일에 발표되는 지식은 이미 주위사람에게는 무의미한 것이다. 

24 국방장관 로버트 맥너마러는 인간의 최고의 자질, 즉 이성과 의지와 가치관과 희생심마저도 전자계산기로 산출할 수 있다고 믿는 현대의 과학,기계 만능주의적 지식인을 대표하고 있다. 그가 신봉하는 미국의 온갖 과학과 기계의 힘은 베트남 인민이 아니라 미합중국 사회의 파괴와 좌절을 초래했다. 이는 경제위주, 물신주의 물질적, 현대화, 고업화, GNP만 섬기고 '도적적, 정신적 인간'의 가치를 경시하는 지식인에게 중요한 교훈일 수 있다. 이 '걸어 다니는 전자계산기'가 중도에서 관직을 떠난 것은 스스로 추진한 월남전쟁의 부도독함을 때달아서라기보다는 그의 전문인 '경제-효율'적 견지에서 '수지맞지 않는 전쟁'임을 확신한 탓인 듯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정책의 '윤리적 측면'도 다소 고려한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책이 실패했을 때 책임자로서 물러설 줄 알았다는 점에서 로스토우보다는 지성적이라 하겠다. 

29 헤럴드 라스키가 '권력자란 자기의 부정과 과오를 은폐할 수만 있다면 그 목적을 위해서는 언제나 국민의 자유를 부정하려 한다. 그리고 권력자에 의한 이 자유의 부정이 성공할 때마다 다음번에 자유를 부전하는 것은 그만큼 쉬워진다'라고 말한 것은 통치세력의 논리를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106 이에 대한 중공사회의 답변은 이렇다. 의학이란 소수의 부유한 사람들이 50세로 죽을 것을 51세까지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수많은 고귀한 두뇌와 거액의 돈을 쓸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 어쩌면 51세까지 살지도 모를 생명을 50세에서 버려야 하는 가난한 대중의 전반적 치료와 보건을 위한 인간의 기술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217 이런 종류의 오락물이라는 것은 대개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스스로 '생각하는 기능을 마비시키고 마는 것만 같다. 텔레비전 분야의 전문가들은 무엇이라고 말하는지 알 수 없으나, 그런 장면의 시청자 군중을 볼 때마다 완전한 사고정지증 환자들을 보는 듯한 딱한 심정이 되어버린다. 그런 프로그램 속에 교묘하게 엮어 넣어진 정치선전이 가장 쉽게 뚫고 들어가는 것도 이런 '나이 먹은 유아'들의 두개골이 아닐까 싶다.


216 그런 지적 계층만이 좋아할 것 같은 것을 골라서 만들어내는 방송국에 대해서 혐오감 같은 것이 이는 것을 참을 길이 없다. "용케 저런 것을 매주, 매일 끈질기게 만들어내는구나"라는 놀라움과 철저한 상업주의적인 소위 '백치화' 기능에 대한 두려움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이런 종류의 오락물이라는 것은 대개가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스스로 '생각하는 기능을 마비시키고 마는 것만 같다. 그런 장면의 시청자 군중을 볼 때마다 완전한 사고정지증 환자들을 보는 듯한 딱한 심정이 되어버린다. 

222 악한 것을 악한 것으로, 선한 것을 선한 것으로 그려내는 선전에 이의가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일체를 흑과 백, 천사와 악마로 양단해버리는 식의 선전은 거꾸로 우리 국민의 과학적 사고능력과 이성을 마비시킨다. 또 모든 사물에는 가치체계의 차이에 따라 선악의 기준도 다를 수 있다는 정보듸 '자유스러운 사고능력'마저 박탈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와같은 흑백식 사고방식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이 사회와 국민 사이에 사고와 가치관의 획일주의의 굴레를 씌우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나아가 어느 사회에서나 지배세력의 가치관과 이념만이 유리한 것으로 대중에게 내리 먹이려는 노력에 봉사할 뿐이다. 나는 가끔 텔레비전이 내뿜는 지나친 편견과 반지성, 반이성의 독기 앞에서 오짝해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이 나뿐일까를 생각해본다. 

"정치적 또는 종교적 편경에 관한 선전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지능이 낮은 아이가 지능이 발달한 아이보다 그 수용도가 크다'고 결론 짓고 있다. 

전문가의 연구를 빌 필요도 없이 극히 상식적인 것이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의 건전하고 폭넓은 사고능력과 비판력이야말로 가정과 사회의 건전한 발전의 토대임을 생각할 때, 나는 그들의 지적 발육에 점점 큰 영향을 주는 텔레비전에 대해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지나친 편견 주입과 비정상적인 정치적 선전물은 삼가주었으면 싶은 아버지로서의 간절한 희망을 말하고 싶은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기에 텔레비전을 놓고서의 나의 고민은 오늘도 내일고 계속될 것이다. 

353 새로운 민족적 생활방식은 전쟁정책이나 군사위주의 상황에서보다 더 높은 슬기와 얼을 요구한다. 
 전쟁은 동물적 생존본능의 에너지를 발생케 하는 것이지만, 이체제간의 공존은 그와는 전연 다른 이성과 이상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활방식이기 때문이다. 

355 공자는 옛날, 그가 만약 제왕이 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겠는가? 라는 제자의 질문에 대해서 서슴치 않고  "바른 말을 쓰는 습관을 백성에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사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버릇"이겠다. 정확한 언어로 표시되지 않는 개념은 대상의 정확한 전달을 그르치게 마련이다. 이 인식과정은 순환적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결국은 인식하는 주체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왜곡하게 된다. 

450 월남이라는 친구가 모진 병에 걸려서 아무리 약을 쓰고 세강 의사란 의사는 다 모여서 처방을 다 써보아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고 병세가 악회되어가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미국이 그렇다고 해서 내버려두면 죽을 것이 뻔한데 월남이 죽으면 귀신외 되어 미국이나 자유우방을 물고 늘어질 테니 그것을 어떻게 하든지 죽이지 않고 고쳐보려고 하는 데 난점이 있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월남에 파병한다고 하는 것이, 죽어가는 환자가 호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보내지 않고서는 우방이 죽기 때문에 보내려 하는 것입니다. 

473  기자의 사회학적 귀속감각이다. 현재 이 사회의 기자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들의 경제적 토대나 직업적 활동의 댓가로서의 물질적 보수는 엄청나게 낮은 경제적 계층에 속한다. 여기서 기자라는 표현은 수습기자에서부터 회전의자에 앉은 높은 기자까지를 포함해서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의 물질적 토대와는 지극히 동떨어지고 비양학 형태의 사회집단에 대한 귀속감을 지니고 있다. 
기자는 수급 또는 견습이라는 미완성의 자격으로도 출입처에 나가면 위로는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은행총재로부터 아래로는 국장 , 부장, 과장들과 동격으로 행사하게 된다. 그들이 취대 대상의 하부층과 접촉하는 기회는 오히려 드물다. 장관이나 정치인이나 사장, 총재들과 팔짱을 끼고 청운각이니 옥류장이니 조선호텔 무슨 라운지니 하면서 기생을 옆에 끼고 흥청 댈 때, 그 기자는 일금 1만8000원 또는 고작해서 일금 3만 2000원이 적힌 사내 사량장을 그날 아침 사장에게서 받을 때의 울상을 잊고 만다. 

475 국민의 소시민화, 백성의 우민호, 대중의 오도라고 말하는 학생들의 비난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적으로 부인할 용기를 가진 기자가 몇사람이나 될지 의심스럽다. 

480 1971년 3월 현재의 기자 봉급 통계를 보면 전국에는 신문 37사, 통신 6사가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각급 각종 기자 26.964명의 봉급을 보면 2만원 이하가 47.7%, 1만원 이하가 3.8% 여서 한달에 2만원도 못 받는 기자가 합쳐서 51.5%로 반을 넘는다. 갑종근로소득세의 면세점 이하의 극빈자가 많은 것으로는 어떤 자본의 기업체보다도 심할 것이다. ~월급으로 사는 기자는 내근자뿐이다. 보도기관에는 외부에 나가거나 외부의 행정부입법부등 

482 외국인 특파원들은 30명이나 월남전쟁에서 취재중 전사하거나 실종되었다고 하지만 우리 특파원은 그럴 필요가 없다. 사이공 호텔의 안락의자에 앉아서도 외국기자에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그들보다 생생한 전투 묘사와 창의력이 넘쳐 보이는 종군기사를 써보내거나 사진을 찍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외국이 특파원이 피를 흘려가면서 쓴 기사보다 언제나 하루가 늦게 나온다는 것쯤은 문제되지만…

485 단행본 한권 사지 않고 1년을 보냈다는 기자가 많은 것도 아마 이 사회의 기자풍토의 특징힐 것 같다 10년 기자생활을 하고 나니 수습 때의 지식이나 문제의식보다도 퇴보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에 사이비 기자의 기준을 대학 졸업자 이하에 두자는 것부터가 우습지 않는가. 사이비 기자란 사실을 보고도 기사화하지 못하거나, 기자가 애써 취재해온 기사를 사리와 권력 때문에 자의로 조작, 요술을 부리거나 백성의 이익이 뭣인지를 알면서도 강자의 대변자 노릇에 만족하는 각급의 기자 이외에는 없다. 

486 레스턴의 기사를 읽을 때마다 이와같이 이 사회의 의식수준을 생각하게 된다. 진실로 문제인 것은 지배세력이 말하면 그대로 믿어야 했고 , 어떤 사상에는 반드시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하고 그 용어를 사용하면 반드시 일정한 고정관념을 머릿속에 형성하게끔 되어버린 기자의 의식구조이겠다. 기자의 의식은 정부와 관련의 의식보다도 뒤져 있다. 혹펵하자면 기자는 지배자가 내려 맡긴 의식형태의 노예가 되어 있다. 
자기만이 그렇다면 문제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조건반사의 토끼가 되어버린 기자가 그 가치관과 의식구조를 통해서 취재하고 그것을 그런 각도에서 국민에게 전달해온 결과가 최근 우리들 사회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사태에 국민이 넋을 잃게 된 것이라면 기자는 모름지기 의식구조를 뜯어고쳐야 하겠다. 
 기자는 이와같은 비정상을 애써 찾아내어 정상적 형태를 부여해야 할 것이지 그것을 비웃는 풍조마저 있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여태까지의 불평, 비민주, 부자유를 평등, 민주주의 자유로 추구해나는 사회운동이기에 말이다. 기자가 마련하지 못한 것을 민중이 스스로 쟁취하려 하고 있다. 
그럴수록 격동의 역사적 싯점에 처한 기자는 민중에 능동적인 가치관과 사상을 가지고 이제부터라도 민중의 앞장을 서는 정신적 풍토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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