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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BP/IT] 대농장주와 산업혁명..

by bruprin 2013. 1. 22.



 BP's : 기득권의 몰락은 역사상 언제나 있었던 일이었다. 달이 차오르면 기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존 체제에서 우월적 지위와 권리를 누려왔던 계층은 사회의 변화에서 상황의 반전을 겪어야만했다. 
 물론 그 시기가 짧게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 이어졌지만 내부환경 또는 외부환경으로 인해서 변화는 항상 일어났다. 사실 그 변화는 기득권들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것이 판을 엎을 정도로 큰 것인지 아닌지....그 변화가 지금인지 확신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것이 온 것 같다.

CES 2013에서 내가 본 것은 PC시대의 몰락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불참은 이것을 대변하고 있고 더 이상  PC가 IT의 중심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마치 대농장주로서 천년만년 풍족한 삶을 살 것 같았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해 부의 기준이 완전히 바뀐 것과 마찬가지로 PC 중심의 시대는 끝이 보이는 듯 했다.

물론 위협적인 것은 스마트폰이다. 태블릿도 있지만 역시 변화의 중심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가장 개인화된 기기이며 혁신이 가장 빠른 속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위기가 변하는 것을 감지하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스마트폰 쪽을 강화하고 있고, 인텔은 준비 부족으로 그동안 엮여 있는 협력업체들 그리고 안드로이드 부문에서 밀려난 단말기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업계의 거인들이기 때문에 방향을 선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내부적인 저항도 심하다.
계속해서 수익을 내주고 있는 윈도와 오피스...PC 주변 솔루션들을 포기하고 웹과 모바일 기반으로 전환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높은 위험부담을 겪어야 한다.

인텔 역시 이전 반도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CPU 사업에 올인한 것처럼, 새로운 선택을 해야한다. 전 세계 CPU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인텔이 이 시장을 의도적으로 줄이면서 모바일 부문에 올인할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이미 인텔은 목숨을 걸고 CPU로 건너왔는데 이같은 위험부담을 또 앉을 수 없다. 이전과 달리 잃을 것이 더 많아진 것도 위험부담을 적당한 수준에서 앉게 만들 것이다.

반면 경쟁자들을 잃을 것이 없다. 스마트폰과 모바일로 방향성을 정하고 새로운 제품과 솔루션을 만들어내기만 하면된다.

이전에는 윈도를 쓰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였지만..이제는 윈도가 아니라도 어떻게든 대체할 방법들이 있다. 아직 불편하지는 하지만 그 불편이 감수할 정도 수준으로 낮아지면 사용자들은 기꺼이 새로운 도구와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해왔던 것은 혁신보다는 적당한 수준에서 개선을 이룬 뒤에 진입장벽을 쌓아 경쟁업체들이 들어오지 못하는데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노트북 배터리는 여전히 3시간 전후고 발열이나 전력소모량도 이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 스마트폰처럼 충전기 없이 노트북을 쓸 수 있는 상황은 배터리 시간 혁신을 외쳐왔던 펜티엄 때부터 10년이 넘게 흘러버렸다. 

구글 크롬북이 아직까지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ARM CPU와 개방형 운영체제를 갖춘  PC도 아닌 태블릿도 아닌 제품이 나온다면...현재 윈도 운영체에와 인텔 CPU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 PC 시장은 스마트폰에 밀려 빠르게 사라진 피쳐폰과 같은 운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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