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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Review

[BP/IT/REVIEW] 아이패드...그리고 애플은 뉴튼을 만들었다....

by bruprin 2010. 7. 16.



애플 아이패드 출시 초기 또 다른 태블릿의 무덤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애플이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애플 아이팟이 수 많은 MP3플레이어 중 하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가?

시간당으로 임금을 받는 컨설팅 업체들이. 그리고 일부 언론들이

하지만...결과는 그 반대였다.

그들은 한밤중에 바로 눈 앞만 볼 수 있는 손전등을 들고 있었을 뿐이고..

애플이 그려놓은 그림은 훨씬 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은 이미 17년전 스케치가 끝난 상태였다.




폐쇄성과 높은 가격 때문에 아이팟 이전까지 빛을 발하지 못했던 애플이지만

이미 애플의 '상식'은 각 제품에 통해 있었다.

그리고 그 '상식'은 지극히 단순하게 출발한다.

제품을 만드는 제조자 입장이 아닌 제품을 처음보는 사용자 측면에서 만드는 것.

애플은 더 넣는 것이 아니라 더 빼는 것이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

의도적인 절제가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아는 업체 중 하나다.

PC와 맥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고정관념의 차이다.

좋아서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정해져서 좋은 것처럼 쓰는 경우가 많았다.

애플이 잘하는 부문이 많은게 사실이지만 다른 업체들이 못하는 부분이 더 많다.

제조사, 서비스 사업자 위주가 아닌 사용자에 집중하는 것 만큼 제품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은 없다.


애플 아이패드 성공은 이미 뉴튼에서 결정이 났었다,.

최초의 PDA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PDA라는 것 자체를 처음 인식 시킨 것은 바로 애플의 뉴튼이다.

지금 써봐도 쌩쌩 돌아가는 이 녀석을 보고 다시 한번 애플의 저력에 놀랐다.

이런 제품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얼마나 있겠는가. 그리고 그 일관성을 유지하는....


뉴튼이 등장한 것은 1993년 메시지 패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업계에서는 뉴튼을 최초의 PDA로 보고 있다)

이후 뉴튼 메시지패드는 100, 200, 2000 등 버전업을 했고, eMATE라는 노트북 형태 제품도 출시됐다가 1998년 단종된다.


뉴튼 메시지패드 100
ARM 610(20Mhz) CPU, 336X240 흑백 디스플레이, 뉴턴 OS, RS232, 적외선 단자,
PCMCIA 슬롯, AAA건전지 4개, 410g, 18.42cmX11.43cmX 1.91cm
그리고 광활한 4MB 롬, 640kb 램 을 내장하고 있다.

메시지패드에 관해...

http://en.wikipedia.org/wiki/MessagePad



지금 봐도 멋진 디자인...


이걸 사려고 줄 섰던 분들 이제는 30대 중반 이상으로...



재미있는 것이 이제 이런 흑백 화면에 향수를 느낀 다는 것이다. 음영표현되는 도트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려 한다. -_-; 흑...


뉴튼과 그의 후예 아이패드와 비교


햐..세상 좋아졌군...


그래도 뉴튼에는 고전스러운 멋이 있다. 괜찮어~ 디스플레이 커버 안쪽에는 사용설명서가..


이게 지금도 잘 돌아갈 뿐아니라 그 완성도에 깜짝 놀란다.


그림도 잘그려짐...

예전에 이걸들고 거리를 나서면 전부 이게 컴퓨터야? 라고 물어봤다.

하긴 컴퓨터 맞지...



일정과 연락처 할일 등을 관리하는 PDA. 낙서를 하다가 휴지통에 넣었을때

휘리릭 하고 구겨지는 그 모습은...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볼 수 있다.

기본 프로그램은 Names,Notes, Dates 등으로 일정과 연락처, 메모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단종돼 버려서 가지고 놀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것이 참...

뉴튼 고객들을 위해서 앱 몇개만 만들어 주면 좋을텐데..


시대를 앞서간 제품.....그래서 제대로된 인정을 받지 못한 제품.....


하지만 그 덕분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일관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 물론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개선됐지만.

UI가 같은 색을 띄고 있다는 것은 기존 사용자들에게 큰 장점이다.


커버를 열었을 때 이렇게 또각 하고 붙는 이 마감은 대단하다.


충전지를 안쓰는게 다행..덕분에 배터리만 넣으면 돌아간다.

아 내 셀빅이 어디있더라?


철모르는 아이패드가 한마디 할 것 같다.

'뭐야 이 구닥다리 기계는. 한참을 뒤떨어진 모양이자나. 이걸로 무얼 할 수 있겠어?'

그러자 뉴튼이 말했다.


'I'm your Father...' 


부둥켜 안은 부자....



감히 세계를 겨냥했던 애플의 야심작...


계산기...


흐흑...통신기능까지...


이런 흑백 LCD 느낌이 너무 좋다.



이 광활한 메모리를 보라...





뉴튼은 애플이 만든 걸작 중 하나다.

아니 어떻게 보면 아이패드보다 제한된 상황에서 만들었으니 최고의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했을 때 뉴튼 사업부를 없앤다.

하지만 그 인력들을 계속해서 UI 개발 인력으로 남겨 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맥은 더 발전할 수 있었고, 아이폰, 아이패드로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뉴튼은 혁신적인 기기였음에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대환영을 받았지만

결국 대중화 시장은 팜에 넘겨준다.

뉴튼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팜과 비교해보면 좀 더 비교가 편할 것 같다.

뉴튼 소비자들은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배터리 사용시간이 훨씬 긴 제품을 원했다.



최근 애플 제품들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반대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제품 출시전 기회단계부터 치밀하게 과연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이 많은지,

사용할때 편리한지, 왜 이 기능이 들어가야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뉴튼은 대중화에는 실패했지만, 그 뒤 다른 제품들이 출시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실수를 통해 애플은 더 큰 것을 얻은 것이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뉴튼을 꼭 애플의 실패작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뉴튼'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기기도 없을 것이다.


아날로그는 감성적이고, 디지털은 기계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불편하기만 했던 그 제품들, 사고 싶어서 잡지에서 오려넣고 필통에 넣고 다녔던...그런 제품들

그 안에는 따뜻함이 살아있었다.

오래간만에 내 창고를 뒤져 그런 녀석들을 만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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