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이명박 대통령이 제 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에서 자전거 산업에 대해 얘기한 것에
명품 자전거가 국내에서도 나온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누구입에서 나온지 모르겠지만 '에쿠스 자전거', '애니콜 자전거'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완성차 업체와 '협력', 국내 'IT기술 접목'...'친환경' . 그럴듯한 단어들이 붙어나온다.
-_-; 이런 단어들은 조미료 마냥 정부가 발표하는 어느 곳만 들어간다.
물론 뒤늦게나마 자전거 산업에 신경을 쓰겠다는 의도에는 박수를 보낸다.
사실 땅도 좁은 나라에서 자전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본위의 도로로 인해 그동안 자전거 산업이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 참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고 그런 곳에 내 세금이 쓰이고 있다니...-_-; 좀 제대로 쓰면 좋을텐데..
자전거 산업활성화 방안을 들여다보면
자전거 도로설치 및 관련 법규 정비,
자전거 제조업체 육성
등이 주요 골자다.
자전거 도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도 활용을 잘 못하고 있어서 그렇지
자전거 도로는 많이 있다. 그 자전거 도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가득하다.
한강이나 탄천, 양재천, 분당천에 있는 자전거도로는 교통용이 아니라
레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로다.
정말로 자전거 사업을 일으키고 싶다면 실제 출퇴근에 쓸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도로에 지금 하고 있는 버스전용차로처럼
자전거도로를 만들려고 한다는데..
이건 참 바보 같은 생각이다.
기존 도로에 금하나 더긋고 자전거를 타라고 한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많아질지 몰라도
사고 위험성과 교통혼잡은 더 유발할 것이다.
사실 자전거도로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기존 인도에 자전거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을
표시해두는 것이 더 좋다.
이를 위해서는 불법주차 및 시설물 단속이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
예전에 독일에 갔을때 인도 한쪽에 자전거 도로가 있는줄 모르고 걸어가다가
깜짝놀란 적이 있다.
독일 뮌헨의 자전거 도로. 인도 한쪽에 이렇게 길을 내놨다.
자전거도로를 기존 도로와 같이 놓으면 매연 때문에 다니기가 힘들다.
지금도 집앞 가까운 곳에 갈때 자전거를 가지고 나갈때면 될 수 있으면
골목길을 이용한다.
매연도 매연이지만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는 운전자들의 성급한 모습도
자전거를 끌고 나가지 않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자전거 도로..
헝가리에 갔을때 사람들이 꽤 많이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그래서 현지분에게 물어보니 최근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기 위해
자전거 도로와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반영해 대중교통과 연계를 강화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은
경사가 심한 곳이 많고 터널, 교량 등 자전거가 가기 힘든 곳이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전거 도로를 무작정 만드는 것보다
대중교통과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굳이 자전거도로를 만들지 않더라도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 자전거 보관소만 제대로 설치해도
자전거 타는 사람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 것이다.
현재 지하철 같은 곳에 있는 자전거 보관소는
그야말로 자전거를 무방비상태로 내놓는 것이다.
한나절만 제대로 있어도 다행이다. 안장이며, 라이트 액세서리는 물론
바퀴만 남겨 놓고 몽땅 가져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료로 운영되어도 함께 제대로된 자전거 보관소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근로자들을 붙여 놓던지 CCTV로 감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일단 자전거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관련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우려되는 것은 이번 정책도 자전거 산업 활성화 방안도
일부 대기업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는게 아닌 하는 점이다.
그리고 '에쿠스 자전거'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한 제품을 내놓고
알맹이는 해외 부품을 사용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자전거 타는 사람은 알겠지만
1990년대 부터 자전거는 PC 부품처럼 규격화 되었다.
그리고 인텔, AMD가 CPU 시장을 잡고 있는 것처러
주요 부품도 시마노,SRAM 과 같은 세계적인 업체가 있다.
자전거는
프레임, 서스펜션, 싯포스트, 안장, 휠, 브레이크, 변속기, 페달 등
으로 구성돼 있는데..각 부품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독보적인 업체들이 있다.
명품자전거라고 하는
BMW 명품 자전거..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자전거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서 자전거를 좀 아는 사람은 안사지만,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고려하면 이해가 가는 가격이다.
BMW자전거, 벤츠 자전거 등도 다 시마노나 SRAM 부품을 조합한 것이다.
(이게 명품자전거라는 점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그냥 웃을테지만)
비앙키도 괜찮은 자전거...
일본 자전거 부품 업체 시마노..
자전거 시장의 인텔로 볼 수 있다.
자전거 부품 규격화 바람에 맞춰 세계시장을 독점하는 업체로 떠올랐다.
유럽쪽은 아직 시마노를 안쓰는 메이커들이 많지만
대만과 우리나라 중국 등은 좋은 자전거에는 대부분 시마노 부품을 쓴다.
지난해 자전거 쇼의 시마노 부스
시마노 최상급 부품들.
이것을 보고 가슴이 뛰면 자전거 광이다.
제대로된 폴딩바이크를 내놓는 것도 경쟁력 있는 일..
자전거만 산업이 아니다. 가방, 액세서리 패션 등 다양한 부대산업이 있다.
패션도 이미 자리잡은 브랜드들이 많다. 스고이 셔츠. 얇은거 한장에 5만우너 10만원 넘는 것도 많다.
아무튼 이런 업체들을 단번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게 보인다.
수십년간 쌓아온 이들의 기술을 어떤 수로 따라잡는 것인가?
물론 생활자전거 수준에서 부품을 만든다면 그것은 말이 되지만
그 역시 내수에서나 잠깐 통하지 장기적으로 볼때는 경쟁력이 없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각개격파로 특정 자전거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을 늘리고
이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단 세계적인 규격을 따르되 이런 부품으로 기존 자전거에 비해 가격 경쟁력있는 제품을
내놔 중소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기존 자전거 시장과 완전히 별개로 경쟁하는 시장을 겨냥하는 법도 있다.
스트라이다, 버디, 브롬톰 처럼 대중교통과 연계를 염두한
접이식 미니벨로도 좋은 시장이 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기존 자전거 시장보다 단기간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버디...
오리 바이크
스트라이다...이건 정말 가격 거품이라고 본다. 하지만 독특하고 편리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트라이다 대항할만한 자전거를 만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이번이 하이드리드 자전거 얘기도 나왔는데
현재 기술로 치면 절망적인 수준이다. -_-;
지난해 자전거쇼에서 본 전기자전거는 무게가 30kg에 육박한다.
충전시간과 가동시간도 짧고
이걸 타고다니느니 그냥 자전거를 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자전거 쇼에 나온 국산 하이브리드 자전거...
어제 한강을 지나면서 씁쓸한 장면을 봤다.
반포대교에 분수와 새롭게 만든 자전거 도로를 봤는데
이걸보면서 분명히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사람은 자전거를 타보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어쩌란 말이냐? 라고 물어본다면
그거야 밥벌이로 이런 것을 고민하는
관련 공무원 및 산하단체들의 몫이다.
기존에 피튀기게 경쟁하는 자전거 시장 말고
아예 우리가 잘하는 IT를 이용해 다른 나라, 다른 회사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하는것이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애니콜 자전거'가 아니라 '자전거용 애니콜'
'자전거용 MP3플레이어',
'자전거용 내비게이션'
'자전거용 LED' 이런 부분을 육성하는 것이 훨씬 쉽고 경쟁력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가 잘하는 것이 분명히 있는데
그걸 놔두고 다른 것에 눈을 돌리는 것을 보니 답답할 따름이다.
기존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은
가격이 제품력에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하지만 레저용, 자전거용으로 들어가면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뚝 떨어진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30만원짜리 헬멧, 10만원짜리 장갑, 속도계에 돈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다.
충분히 국내 IT업체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
해외 유통망이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관련 제품들을 팔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
더 좋은 방법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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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전시행정의 표본~ 반포대교....
반포지구 자전거 도로에 잔디밭을 잔뜩 만들어 놨는데
매년 이곳은 침수가 되어서 여름 장마기간동안은 자전거를 탈 수 없다.
분명히 이번 여름에도 잔디 흙이 자전거 도로를 엉망으로 만들 것이다.
-_-; 하....참 제대로 일하는 사람들 없나보다.
MB께서 자전거 축제때 마지막으로 한 말씀이 좀 마음에 걸린다.
" 4대 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2020년 쯤에는
그 길이가 총 3000㎞에 달하도록 할 것"이라며
"자전거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PS 1 -_-; 자전거는 원래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PS 2 자전거 산업을 활성화 하겠다는 것인지.
4대강 개발계획에 자전거 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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