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HP가 분사를 결정했다. 기업용 서비스 부문과 PC 부문을 분할하기로 했다.
H와 P로 나뉘는 것은 아니고.
HP의 몰락은 기존 IT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PC 시대 초창기 때 아날로그 업체들과 경쟁에서 이긴 것처럼, 페이스북이나 샤오미, 레노버 등 업체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형태다.
HP가 분사를 결정했지만, MS가 대대적인 감원을 하고, 인텔이 칩셋 시장에서 힘이 빠져버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단 이들 업체들이 언론에서 다뤄지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얘기를 할 때 HP나 MS, 인텔은 언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들을 언급할 때는 지난달 PC시장을 얘기하거나 여전히 점유율이 미미하다라는 정도의 말에서 쓰이고 있다.
이건 글로벌 기업이라도 어쩔 수 없는 수명주기가 있는 것 같다. 톱스타가 새로운 아이돌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점점 언론에서 잊혀져가는 것처럼. 시장을 지배하는 주기가 한정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물려주고 만다. 재미있는 것은 영화에서 조연급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수명주기는 주인공들보다 훨씬 긴데(톰크루즈 같은 사람은 예외다), 기업들 중에도 업계를 주도하지는 않더라도 한자리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 오토데스크나 다쏘시스템, 어도비 같은 업체들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프리스케일이나 제록스 같은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HP, MS, 인텔 같은 업체들이 차지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신예 업체들의 기운이 센 것도 있지만,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다가 새로운 기회를 놓친 기존 업체들에게도 있는 것 같다. KT는 하이텔에서 들어오는 매달 수억원의 가입비를 포기하지 못해서, 네이버와 다음에게 그 시장을 넘겨 줬다.
그러고보면 HP나 MS, 인텔이 이런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도박을 해야하는 것 같다. 인텔이 다른 사업부를 모두 정리하고 CPU에 올인 한 것처럼, 현재의 사업 중에 필요없는 부분은 미래의 큰 시장을 위해 수익을 포기하고, 도전을 해야하는 것이 답이 아닐까?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업체들은 실적을 높이기위해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면 된다. 시간도 있고 기업 구성원들, 기업도 젊다.
그러나 방어를 해야하는 업체들은 주주들과 수 많은 이해관계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야 한다. 그게 힘들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어쩌면 나중에 이 업체들은 왜 자신들이 기존 업체들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는지 깨달을 것 같다. 자신들의 자리를 다른 업체들에게 내주면서... 'IT'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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