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에서 HP가 대규모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웹OS 태블릿과 노트북PC가 이 발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에서도 각각 발표를 할 예정이다.
지난해 팜을 인수한 이후 HP는 독자 운영체제인 웹OS를 태블릿PC와 노트북PC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씬클라이언트로 '클라우드'를 지속적으로 밀었던 HP이기에 가벼운 웹OS는 HP가 추구하는 전략과 잘 맞아 떨어진다.
모토롤라가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 허니콤 탑재 태블릿PC 'Xoom' 도 관심이 가지만, 허니콤 탑재 제품은 두 달만 있으면 발에 채일 만큼 많이 나올 것이고, 성능이야 비슷할 것 같아서 웹OS 태블릿PC 쪽이 관심이 간다.
예전에 팜프리를 만져봤을 때 느꼈던 것은. '호 이쁜데. 부드럽고, 빠르다' 였다.
팜OS를 사용해본 사람은 plam이라는 이름 자체로 향수를 느껴서인지, 웬지 정감도 간다.
하지만 태블릿PC 웹OS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아마도 9일 이후에 쏟아져 나올텐데, 안드로이드나 윈도7 보다 iOS를 대적할 수 있을만큼 완성도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HP PSG 수석부사장 토드 브레들리를 인터뷰한 것이 생각났다.
사실 토드 브레들리는 대충 인터뷰하기의 명수. 이전에도 무엇을 물어봐도 시큰둥한 대답을 해주던 사람.
그래서 이날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이분은 제시카 알바가 질문을 해도 대답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드 브레들리는 엔지니어도 디자이너도 아닌 재무쪽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HP가 PC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것은 물어봐도 딱 부러지는 대답을 듣기 어렵다.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글로벌 IT업체 임원이 꼭 기술적인 배경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기술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트렌드의 거대한 흐름을 내다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엔지니어 CEO 중에 너무 기술적인 부문에 집착해 일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과 동떨어진 제품을 내놓는 일이 자주 있다.
만난지는 꽤 됐지만, 이미 웹OS 태블릿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어서, 웹OS 태블릿, 스마트폰 부문 쪽으로 물어봤다.
BP : 팜을 비롯해 최근 HP가 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Todd : 요 근래 12개 업체를 인수했다. M&A는 매우 조심스럽게 장기적인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5년간 35개 IT업체를 인수했다. 우리의 전략적인 투자의 핵심은 클라우드와 가상화다. 2013년 관련 IT시장은 1조 6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며, 클라우드와 가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BP: HP의 경쟁사는 누구인가?
Todd : 그동안 경쟁사들이 누구인지 서로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IT 부문이 복잡해지면서 경쟁사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HP의 경쟁사는 삼성전자와 같은 하드웨어 업체, 오라클과 같은 솔루션 업체가 될 수도 있다. 그동안 협력업체가 경쟁사로도 바뀔 수 있다. 경쟁사들이 폭넓고 복잡하게 바뀌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민감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BP : 팜 인수는 HP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Todd : 팜인수는 웹OS에 대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다. 웹OS 기반 제품들은 매력적이다. 웹OS를 탑재한 제품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며, 2011년 출시될 것이다. 웹OS는 더 쉬운 컴퓨팅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BP : 웹OS로 스마트폰 부문도 강화할 것인가?
Todd : 우리는 윈도 기반 스마트폰 사업을 해왔지만, 잘해왔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웹OS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웹OS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었으며, 이에 맞춰 사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BP : 아이패드로 인해 태블릿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PC 1위 업체 입장에서 태블릿PC가 위협적인가?
Todd : 우리도 태블릿이 있다 :). 태블릿은 업계 예상대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PC시장 잠식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태블릿을 소개하든 소비자들은 태블릿으로 콘텐크와 정보를 소비하고, PC로는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이 둘 사이에 어느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주 사용목적은 확실히 구분돼 있다. 이 때문에 태블릿은 PC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다.
BP : 최근 삼성전자 PC사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PC업체 1위 입장에서 삼성전자 영향력은 어떤가?
Todd : 삼성전자도 잠재적인 PC 부문 경쟁업체다. 대만업체들이 이 시장에 일찍부터 뛰어들었지만, 삼성전자가 높은 수익률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주목할만하다.
HP가 PC업계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 치열한 PC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PC 생산, 유통 등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BP : HP의 장점은 무엇인가?
Todd : HP는 소비자용 PC부터 기업용 PC, 솔루션, 서버, 출력 부문까지 IT와 관련된 대부분의 장비와 기술력을 한번에 제공할 수 있다. 특히 각 부문별로 선두 자리에 있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외에도 밥 먹으면 배부르다는 식의 뻔한 대답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래도 웹OS 부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PC 1위이지만 아래에서는 에이서가 치고 올라오고 있고,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인지 해결책이 필요했고, 그 중의 하나를 웹OS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웹OS 태블릿이 기대된다. 아...그리고 PC업체 중 인텔과 MS 영향력을 가장 적게 받는 것이 HP다. 어떤 업체가 인텔과 MS 영향력을 받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해당 업체 제품군을 살펴보면 된다. 다양한 CPU와 운영체제를 지원하는지 여부.
다른 업체 같으면 웹OS를 도입한다는 얘기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간 힘의 논리는 중소기업보다 오히려 확실해 보인다.
아 그래도 사진은 찍어주셨다.
- brup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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