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어릴 때 충무로 영화판을 기웃거리면서 삶이 영화로 가득찬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헐리웃 키드의 생애라면,
뭐 모양은 좀 빠지지만 용산 키드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세운상가에 반은 걸쳐 있지만. 그 부분이 용산전자상가에고 상당 부분 걸쳐져 있으니..
세운상가는 저항을 사러다니면서 처음 갔던 것 같다. 어릴 때 과학상자를 비롯해 라디오키트 이런 것을 문방구에서 팔았는데. 이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세운상가로 빠질 수 밖에 없다.
당시 기판과 저항을 사러 다니면서 세운상가를 들락날락했었다. 아무것도 몰랐고 세운상가 가게에 문에 걸려 있던 조립식 기판을 설명서에 그려진대로 납땜만 해서 만드는 것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다.
비닐 봉지에 기판과 저항, 몇가지 부품들이 들어 있고 그 것들을 설명서 대로 납땜을 하면 램프에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게임을 하거나, 문에 부착해 문이 열리면 소리가 나거나 아주 간단한 키트였다.(아마 그거 만들어서 팔았던 분들은 떼돈 버셨을 듯)
도둑잡기, 숫자게임 뭐 이런 것들을 사모으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세운상가는 초등학생이 돌아다니기에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그 때 세운상가에는 아세아 극장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 때 봤던 공포영화 'The gate'는 세운상가를 확실히 어린시절 음산한 곳으로 각인시켰다. (사실 세운상가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대낮에 가기도 껄끄러운 곳이다)
몇 년뒤 세운상가에서 판매하던 애플컴퓨터 카피판이 50만원이 넘었던 때였는데,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한 200만원쯤 되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지내다가 용산전자상가가 생기면서 이후 학교를 마치면 매일 용산으로 다시 등교하는 일이 반복됐다.
패밀리컴퓨터가 보급되고, 메가드라이브가 나오기 전이었는데 사실 내 게임인생에서 그 때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선인상가와 원효상가, 나진상가...구석구석을 뒤지다가 항상 저녁은 나진상가 4층에 있는 식당에서 라면을 먹었었다.
아무튼 그렇게 지냈던 시간 때문인지. 지금도 가끔 용산전자상가를 가면 옛날 기억이 난다.
그 때 게임기팩 바꿔주던 곳들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만트라에 있던 그 점원들은 나중에 몇 명이 게임업계에 한자리씩 하고 있다고 하던데...
용산의 역할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기는 했지만...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가서 직접 돌아보는 것도 즐겁다.
그 때 나와 같은 꿈을 꿨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전자랜드에 있는 극장은 한결 같다.
언제나 자리가 있다. :)
사실 시설도 꽤 괜찮은 편인데...
큰 프라모델 점이 있어서 구경을 했다. 아카데미 조립식들...
무언가 속에서 꿈툴거리는게 나올 것 같았는데 간신히 참았다.
보물섬도 있다. 이거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요즘은 이런 좋은 교재들이 많구나...
흠 뭔가 하나 사야할 것 같은...
그러다가...이런 것을 발견.. ㅠ ㅠ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아..그 때나 지금이나 호객행위는.-_-;
아 또...필요없는 것을 자뜩 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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