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창업주가 아니면 기업의 대표가 되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아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오너 지배체제가 확실한 우리나라 기업의 특이한 풍토에서는 실적과 오너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각 부문장의 역량은 즉각 조직에 반영된다.
최근 삼성전자 가전 부문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물론 조직 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힘의 견제가 있기 때문에 리더가 조직 내에서 어느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리더의 역량에 따라 큰 폭의 차이가 발생한다. 또, 어떤 결과를 위해서 그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사원부터 시작해서 그 조직에 오랫동안 있었던 임원이라면 이 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협력부서라고 해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 원칙을 내세우며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사내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오면서 성장한 사람은 기업 내부 네크워크망이 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부 프로세스를 진행하는데는 유리하다.
지난해말 조직개편으로 HA에는 새로운 수장이 왔다. 기존 신문범 사장은 중국법인장으로 가시고, 조성진 사장이 HA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조성진 사장은 세탁기 부문에만 30년간 있으셨던 분이다. LG전자 세탁기를 최고 수준에 올려놓은 분이다.
지난해 조성진 사장이 HA 부문장으로 발령이 났을 때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그가 고졸 출신으로 LG전자에 입사한 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최근 10대 대기업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인 인사라고 생각한다.
다른 고졸 출신 사장과 다른 것은 조사장은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의 서태지 인 셈이다)
국내 외국계 기업들이나 중견기업에 고졸출신 사장들이 가끔 있지만, 사실 이들 대부분은 고졸로 입사해서 대학원 박사까지 마친 분들이 많다.
하지만 조성진 사장은 용산공고를 졸업한 이후 실력을 승부를 낸 분이다.
직장인의 꿈인 사장자리에 오른 것은 제품에 대한 열정이 남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학력에 민감한 국내 풍토에서 이런 인사는 앞으로도 아마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HA 수장을 맡은 조성진 사장께서 꼭 학력에 목 메어 있는 풍토를 꺨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 (사실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이번 수로 뒤로 밀렸다고 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조직이 그만큼 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었지만 현재 LG전자의 분위기는 너무 경직되어 있다.
이번 인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내부의 자정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부장과 임원급에서 상당한 변화가 없으면 파격적인 인사는 경직성에 매몰되어 버릴 수 있다.
HA사업부는 LG전자에서 효자 부문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부문이다. 지금 고난의 길?을 겪고 있는 MC사업부, 신사업을 추진하느라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AE 사업부 등...뒷바라지를 다 하고 있다. 마치 동생들 공부시키느라 자신을 희생하는 누나처럼...
조성진 사장은 세탁기로 1위를 해본만큼 냉장고나 다른 가전 부문도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가 TV 1위를 올려놓은 윤부근 사장이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데...조성진 사장은 어떤 전략을 펼칠지 궁금하다.
보급형 제품과 신흥시장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다. 이건 삼성전자와 좀 다른 전략인데...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과 브랜드를 높인 뒤에 보급형 시장까지 흡수하겠다는 삼성전자, 기존 상위모델과 함께 보급형 제품....허리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LG전자... 두 회사 모두 올해 목표는 북미와 신흥시장이다...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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