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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vent

[BP/IT] 추격자......LG전자. 이번엔 프린터

by bruprin 2011. 6. 23.


BP's : LG전자가 PC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은 남자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도는 내년에는 바로 옆 여자고등학교와 합쳐서 남녀공학을 만든다는 소문 수준이었다. 
 퍼트린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런다더라~'라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사실 국내 PC시장에서 50% 가까이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점유율은 계속 하락해 왔고, 그런 이유에서 PC사업을 다른 업체에 넘긴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었다. 
 핵심 부품인 CPU를 인텔에서 빼오고, 그래픽칩셋은 엔비디아나 AMD, 거기에 윈도를 사다 끼워 파는 PC사업은 어쩌면 LG전자가 아니라 다른 업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인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도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가 불과 몇년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으니.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PC사업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아무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확대된다고 해도 그 중심에는 PC가 있기 때문이다. PC는 스마트폰,TV, 다른 가전제품과 연관관계가 강하고, PC를 중심으로 다른 제품과 다양한 협력모델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사업이다. 

하지만, PC는 그렇다고 쳐도 프린터 사업을 하는 것은 좀 다르다. 
삼성전자는 1980년대부터 프린터 사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남은 것은 독자 개발한 레이저 드럼, 설계기술....여전히 적자사업.
LG전자도 1995년까지 프린터 사업을 지속하다가 포기. 
하드웨어 판매와 소모품판매 수익 비중이 3:7 또는 4:6이 되는 프린터 시장에서 두 업체는 손익분기점을 통해 열심히 뛰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경우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LG전자가 프린터 사업을 하는 것은 좀 의아했다. 
2009년부터 프린터 사업을 재개한 LG전자는 독자개발이 아닌 ODM을 택했다. 기업용 프린터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렉스마크에서 흑백제품을 들여와 판매. 당시 발표회에서도 '이걸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LG하이프라자, 하이마트에서 LG PC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HP나 엡손 제품을 주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닐까? 

아무튼 그 이후 잠잠했던 LG전자가 다시 '마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제품군을 출시. 이번에는 멤젯이라는 미국업체 기술을 들여왔다.
멤젯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PSA(Page Straight Array)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업체다. 
 멤젯은 PSA가 기존 잉크젯과 레이저 장점을 모두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잘 들여다보면 잉크젯의 변형인 것을 알 수 있다. 
 잉크젯은 잉크 노즐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페이지를 출력하지만 PSA라는 방식은 말 그대로 A4지 폭 만큼 노즐이 있어서 한번에 쫘악~ 뿌려주는 것이다.
 속도가 빠르고 유지비가 적지만, 출력 품질은 잉크젯과 레이저에 비해 20~30% 가량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멤젯은 이전까지 인쇄 품질에 큰 문제가 없는 라벨용으로 우선 공급했다. 이번에  LG전자와 계약관계를 밝히지는 않고 그냥 협력한다고 했는데. 
이것을  LG이름으로 해외에 판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멤젯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LG이외에 다른 업체와 협력을 발표한 바 있으며, 새로운 기술인 만큼 상당기간 실사용 기간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아무튼 어떤 부문이라도 핵심기술이 없으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지금  LG전자는 초반은 쉽지만 뒤로 갈수록 어려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반에 생고생해서 독자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참고 멤젯프린터 







옆에 비교하라고 잉크젯 프린터 가져다 놨다. 요즘 잉크젯이 얼마나 작은지 모르시는 군..


PSA방식은 꽤 크다. 공간 효율면에서는 부담. 
이게 한번에 쫙쫙 뽑아줘야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크기가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것은 레이저 프린터....이것도 큰 것으로. 요즘 레이저도 작다.


프린터 안은 여전히 복잡해 보이는군..


PSA는 이런식...


잉크젯과 레이저 두 개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두 가지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기도 하다. 높은 가격,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 


초기 출력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길어질 수록 레이저에 따라잡힌다. 
낮은 유지비용...흠.....본체가 비싼데...
 그렇다면 잉크젯과 레이저를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이 아니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프린터 시장에 판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인쇄비용이 절감된다. 하지만 저만큼 쓰는 사람은 대부분 무한잉크 카트리지를 사니 전체 시장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기계적인 완성도나 호기심에서 사고 싶으냐? 라고 묻는다면...
글쎄...
프린터 중에 가지고 싶었던 것은 삼성전자 스완이 유일한 것 같다. (이거 왜 나오다가 안나오는 것일까? 원가 때문에 그러나) 

아무튼 이번 LG전자 프린터 사업을 보면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LG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이고, 그런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려면 있던거 바꿔서 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장 판을 뒤엎을 수 있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정도가 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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