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s : 내가 처음 구입한 컴퓨터는 유니온 전자의 XT였다. 그 거대한 녀석을 갖기 위해 1년간 돈을 모았다. 나머지 상당부분은 부모님이 지원해주셨지만.
PC = 데스크톱이고, 노트북은 아주 바쁜 직장인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제 PC = 데스크톱이라는 상식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PC 기준이 노트북PC로 바뀌었기 때문에(이것도 얼마 가지 않겠지만) 데스크톱PC를 구입하는 것이 좀 독특해 보일 정도다.
하지만 데스크톱PC는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우선 20인치 이상 모니터와 연결해서 쓰면, 답답한 노트뷱PC 화면을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로 바뀐다.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사람은 데스크톱PC를 구입하겠지만, PC가 소모품으로 바뀐 지금. 적당한 성능의 노트북을 구입하는 것이 활용성면에서 더 좋다.
그런데, 애플 아이맥처럼 PC제조사들이 LCD와 일체형인 PC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제품은 삼보 루온 부터 있었는데, 가격만 비싸고 성능은 별볼일 없어서 관심이 없었다.
HP가 터치스마트PC로 데스크톱PC를 어떻게든 바꿔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제는 다른 인수자를 찾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PC사업이 돈이 얼마나 안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일체형 PC는 선두 업체들보다 MSI, 아수스 등 대만 업체들이 적극적이다. 이들 업체들은 '가격'에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웹서핑과 간단한 문서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50만원 전후 일체형 PC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대부분 인텔 보급형 CPU(사실 보급형이 아니라 저급형이다 -_-;) 아톰을 탑재해 키오스크 용도가 아니면 쓰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후 일체형 PC시장이 죽는 줄 알았는데, 삼성전자, LG전자가 합세해서 관련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두 업체의 국내 PC시장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절대적이다. 단 이들 대기업 제품을 절대 안사는 사람과 이들 제품에 절대적인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우연히 삼성전자 23인치 일체형PC를 써볼 기회가 있었는데. 흠. 이거 꽤 괜찮다. AMD 비전 플랫폼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잠시 써봤는데 집에서 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
하드웨어의 명가! 삼성전자 답게 마무리도 잘되어 있다. 잘만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색은 부족하다. 이 것이 삼성전자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무엇이든지 꽤 잘만든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로고를 보기 전에는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 수 없다.
제품을 잇는 디자인 정체성이 부족하다. 최근 TV 쪽에서 나아졌기는 하지만. 전통을 갖추고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그냥 그 때에 맞춰 좋은 디자인을 선택한다는 정도로.
역량이 있는 디자이너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가지고 싶다는 디자인의 제품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튼 디자인 얘기는 떠나서 이 제품을 보면서 데스크톱PC가 정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가 아주 큰 상자에서 모든 제품의 일부 기능이 되는 것처럼, 기능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이 삼성전자 일체형PC를 자세히보면 이건 데스크톱PC가 아니라 노트북PC에 큰 모니터를 붙여놓은 것이다. 상당부분 부품은 노트북PC 것일 것...
데스크톱PC에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전원선도 노트북용이고, 소음도 적다.
따지고 보면 'PC는 역시 데스크톱PC로 사야 제대로 쓸 수 있지!' 라는 생각은 PC= 데스크톱PC라는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아닐까?
일체형PC의 장점은 공간활용성.
키보드와 마우스도 삼성..
윈도 점수는 쓸만한 정도..
이 가격에 윈도 정품이 들어간 일체형 PC를 구입할 수 있다니...
디자인도 꽤 좋다. 상단에는 카메라도 달려 있음.
측면 단자들 USB, 메모리카드 슬롯. HDMI 구멍도 있는데 막혀있다. 상위 모델에만 지원하는 듯.
마음에 들었던 아답터...
흠 저 동그라미는 아이맥에서 본 듯한....
ODD도 있다. ODD가 사라지고 있지만 집에 놓고 쓰는 PC는 확실히 ODD가 있는 것이 편하다.
이걸 거의 IPTV로 쓰고 있었다. 거실에 놓고 영화나 인터넷방송을 볼 수 있고, HDTV카드를 달면 공중파도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데스크톱PC 뿐 아니라 TV도 위험하다. 참 빠른 변화 속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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