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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vent

[BP/IT] 냉장고계의 갤럭시. 삼성전자 냉장고 지펠 T9000

by bruprin 2012. 7. 11.


BP's : 가전제품과 PC 부문은 삼성전자의 숨기고 싶은 아킬레스 건이다. PC 부문은 최근 몇년사이에 급성장을 했지만 TV나 스마트폰처럼 1위를 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다. 
 인텔 CPU와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걸려도 지금 1위인 HP를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나 칩셋 경쟁력이 아니라 무지막지한 속도전을 벌여서 해당 카테고리 내에 선두주자가 되는 전략이니. 제품 수명주기가 빠를수록 삼성전자에게는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가전제품 부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한번 구입하면 10년 정도 사용하고, 각 나라와 문화마다 성향이 다른 가전제품 시장에서는 주력 모델 몇 개로 승부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삼성전자는 유독 가전 부문에서 LG전자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나 휴대폰은 삼성전자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도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냉장고는 삼성이 많이 팔림) 등 가전은 LG전자 제품을 사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일전에 결혼한 학교 동기가 삼성전자 직원이기 때문에 할인을 받을 수 있음에도 가전제품은 모두 LG전자 가전제품을 선택할 정도니....(나중에 물어보니 예비신부가 혼수를 절대로 삼성전자 제품을 구입하면 안된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간 품질차이를 구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대우차 에어컨이 좋다는 그런 정도의 생각일 것이다. 그래도 이런 것이 평균적인 인식이다. LG전자 가전제품이 호평을 받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 브랜드를 쌓아온 것이고, 품질에 대해서 수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누적된 인식의 과정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더더욱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시장에서 일단 LG전자를 이기고 싶어한다.

지난해 이파에서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은 TV사업을 맡았던 홍창완 부사장에게 가전부문을 맡기고 TV를 선두에 올린 것처럼 생활가전 부문에서 1위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우연히 이파 행사장을 돌아다니다가 두 분이 지멘스, 보쉬, 밀레 등의 가전제품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재미있었던 것은 최지성 부회장이 갈 때 각 회사 오너들이 나와서 제품들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밀레, 도시바 등 각 업체 대표가 직접 주요 제품을 소개시켜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 정도 수준까지는 서로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것일까? 당시 최지성 부회장은 조금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했고, 홍창완 부사장은 가전부문을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인사에서 홍창완 부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가고 그 역할을 VD사업부 윤부근 사장이 맡게 됐다. TV는 윤부근 사장이 관장을 하되, 바로 아래 김현석 부사장에게 맡기고 가전을 중심으로 한 TV까지 관리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가전시장을 좀 더 확실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을까? 나중에 들었지만 홍창완 부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서 OLED TV개발을 위해서 이동했다고 한다.
윤부근 사장은 삼성전자 TV를 1위에 올린 주역이다. 절대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소니 트리니트론을 로마와 보르도 등으로 제압했다. 지금에는 삼성전자 TV가 수년째 1위를 해서 달라졌지만, 과거 생각해보면 TV 부문에서 소니나 샤프의 아성은 삼성전자가 넘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팬택이나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넘겠다 라고 한 것과 같은 느낌일까? 아무튼 TV부문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생각해보면 이 부문에서 미국이 삼성전자에 빅딜을 제안한 것이 아닌가?하는 음모가 있지 않았을까? 일본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차세대 TV 표준을 일본 표준 대신 자체 표준을 선택하고, 일본을 견제하기위해 한국 업체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도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TV시장에서 1위가 됐고 거기에는 윤부근 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관련 인력들의 땀과 노력...(개인사가 없는 직장생활로 표현해야할 듯)이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윤부근 사장 입장에서는 좀 당황스러울 것 같다. 힘들게 TV 시장을 1위를 만들어 놨더니, 다시 가전제품도 그렇게 만들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뱀 주사위 게임에서 골인 지점이 코 앞인데 간첩 칸에 떨어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심정 같은 것. 

지금 갤럭시 시리즈로 잘나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야  업황 자체가 좋기 때문에 노력과 실적을 인정받기 좋은 구조이지만, 생활가전은 시장의 특성이 전자제품보다는 가구와 비슷해서 새롭게 변화를 일으키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삼성전자보다 잘나가는 LG전자도 해외시장에서 1위를 해본 적이 없다. (물론 드럼세탁기니 ~리터 냉장고 등 특정 부문에서 1위로 발표한 적은 많다)
 만약 이 문제를 윤부근 사장님께서 풀어낸다면 그야말로 클레이 수학 7대 난제를 풀어낸 것과 같을 것이다.

다행히 가전 부문에서 스마트 가전 시장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좋은 위치에 있다. 스마트 가전시장은 2011년 6억 6000만달러에서 오는 2015년 15억 1000만달러(미국 시장조사업체 지프림)으로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냉장고에 무선랜을 단 제품을 누가 원할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불과 5년전만해도 스마트폰은 얼리어답터들이나 들고 다는 제품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이 들어가는 것은 스마트폰과 TV 등 기존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같은 업체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리한 기회다. 오래전부터 전자업체들이 추진해왔던 스마트홈에서 가전제품이 빠질 수는 없으니까.



행사장에는 모델인 이승기씨가 같이 나왔다. 왼쪽이 윤부근 사장님.


실물이 더 좋네. 왜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다.


사람들은 행사장에 모두 들어가고 나는 남아서 냉장고를 좀 봤다. 사실 남자들에게 냉장고는 음료수를 꺼내먹는 차가운 사각 박스 정도의 의미다.


이름이 T 인 것은 상단이 다 뚫려있고, 하단이 일자로 막혀 있기 때문. 냉동고가 아래에 있는 것도 특이하다.


900리터는 거의 업소용 제품 수준인데, 우리나라 시장을 겨냥해서 출시됐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이렇게 큰 제품 시장이 크지 않다고.


그래도 팔릴 것 같다. 최근 주변을 보면 김치냉장고 + 냉장고를 쓰는 것이 기본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해결할 수 있고. (물론 그래도 김치냉장고는 또 사겠지만) 오래쓰는 제품은 큰 것을 구입하는 성향이 강하니..

T9000은 기존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다른 전혀 다른 구조의 냉장고다. 양문형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하단에 냉동고가 서랍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 제품은 위는 프렌치도어처럼 되어 있는데 아래는 냉동고가 두 개로 나눠져 있다. 그 이유는 식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프렌치 도어 냉장고를 선호하는 미국에서는 냉동 피자(코스트코에서 파는 회식 피자)를 몇 개씩 사서 냉동고에 넣어놔야 하기 때문에 큰 서랍식 냉동고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 아시다시피 냉동고에 들어가는 식재료들은 검정 비닐 봉다리에 넣어서 관리가 된다. (-_-; 불편한 진실...왜 어머니들은 냉동고 식재료에는 검정 비닐을 사용하실까?  )

이 때문에 서랍식 냉동고 대신 칸막이로 되어 있는 냉동실을 택한 것.


가격은 300만원대로 높게 책정돼 있다. 냉장고 가격에 대한 감이 없기 때문에 이게 기존 냉장고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체감이 오지는 않았다.
카메라 한대 값에 이렇게 큰걸 살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만...-_-;
뭐 손바닥만한 스마트폰도 100만원인데


흠 고급스럽군.....


기존 모델 중 가장 큰 모델은 800후반대라고 한다. LG전자가 먼저 900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삼성이 선수를 쳤다고...


홈바가 없는 것은 좀 아쉽다. 물만 꺼내먹으려면 홈바가 좋은데. 하지만 구조상 넣을 수는 없었다고


냉동고는 하단...두 개로 나눠져 있다.


잠금을 풀려면 여기를 3초간 누르면 된다.


뭐 10년 쓴다고 치면 이정도 사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만한 집부터 사야겠군.


여성분들은 뭐 거의 열광 수준....


내부에는 발표가 시작됐다.


이전과 같이 민망한 뮤지컬은 할까봐...조심....


뱅글 아저씨가 조금 참여하셨다고 한다. BMW 만들다가 냉장고 만드는 심정은 어떤지 물어보고 싶었지만...영상 안부다.


박찬호 선수 부인께서 요리 연구가 라는 것을 처음 알았음. 아....그리고 별개로 주부보다는 이 말이 좋은 것 같다.


디자인에 대한 설명이 많았다.


냉장고에서 디자인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상당히 제한적인데..일전에 만난 그 디자이너 생각이 났다. 벽장 냉장고를 만들어서 LG전자에 제안했지만 너무 파격적이어서 상용화 되지는 못했다는


생활가전 사업부 분이 제품 설명을 하셨는데 얼마나 발표를 잘하시던지....


첫 양문형 냉장고를 출시한지 15년만에 T9000이 나온셈


양문형 냉장고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


크긴 진짜 크다.


각각의 공조기를 사용해서 냄새가 섞이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아 그리고 냉장고 업계? 에 있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대형 제품과 소형 제품간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그렇다면 큰 것을 사는 것이 더 좋은 것인가?


제품 디자이너께서 디자인에 대한 설명...


디자인을 계속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한번 구입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샘킴? 이라는 요리사 분께서 나와서 설명...


요즘 요리사는 얼굴도 잘 생겨야 하는 것 같다.


이승기씨 지펠 2대가 집에 있는데 한대 더 사야하는지 고민이든다고...


Q/A  

윤부근 사장님이 클레이 수학 7대 난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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